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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집의하루
 
작성일 : 18-08-15 10:17
< 향집에서의 2번째 외출 : 집으로의 행복한 외출 >
 글쓴이 : 뽀글이
조회 : 1,073  

일요일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집으로의 외출이다. 다소 긴장이 되긴 했지만

엄마 그리고 아빠를 만날 생각에 마냥 즐거워서 빠른 걸음으로 집에 다가갔다.

내 집은 향집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맨 처음 한 달 정도는 내 집이 향집에서 너무 가까워서

무척이나 힘들었었다. 내가 술을 퍼마시고 다닐 때 생활하던 집이 가까이 있고 또한 집에서의

안 좋은 추억도 많아서 자주 머릿속에 떠오르곤 했었다. 바자회를 위해서 월드컵경기장은 찾은 날이 생생이 기억난다.

불안 초조해서 그 공간에 도저히 있을 수 없었다. 숨이 막혀오는 듯 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니 그 불안 초조함이 서서히 사라져 갔다. 그때는 정말 너무 힘들어서

퇴소하고 싶다는 말이 목구멍 위까지 올라왔는데 엄마 얼굴을 보니 도저히 그렇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현재에 충실하자! 오히려 지금의 나는 집이 근처에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남들처럼 집에 가기 위해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오랜 시간 가지 않아도 되니

시간 그리고 돈이 절약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든다.

모든 게 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 거구나! ^^

 

집에 도착해서 엄마/아빠와 향집에서의 생활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계획한 미래에

대해서 한참을 얘기하고 나서 필요한 물건을 사러 홈플러스로 향했고 부모님은 교회에

가셨다.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대학을 2년 다닐 것이라고 당당히 말씀 드리니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다. 내가 왜 그 길을 선택하게 되었는지도 자세히 설명했다.

회복자로서 살아가기 위해서 내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길이다. 다른 길은 없다.


홈플러스에 도착했다. 이게 웬일인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기휴무라니!!

평소 같으면 날씨도 덥고 해서 짜증이 났을 텐데 이상하게도 짜증이 나지 않았다.

웃으면서 3분 거리에 있는 다농마트에 가서 이것저것을 사서 집으로 돌아 왔다.

부모님이 집에 돌아오시기 전에 대청소를 한바탕 하고 누워서 편히 쉬었다.

부모님 두 분이 다 일을 하시기 때문에 청소를 할 시간이 없으신 것을 잘 알기에 간만에

구석구석 닦고 또 닦아서 빛이 날정도로 청소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원래 청소하는

것을 즐겨했었다. 항사 음악을 틀어 놓고 흥겹게 청소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지금 부모님께 해 줄 수 있는 게 한 가지라도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향집에서 아주 꽉 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서 집에 가면 쉬고 싶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쉬는 것 보다 몸을 움직이면서 하루하루를 살아 가는 게 내 적성에 맞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주간이든 주말이든 팀장으로서 신경 써야 할 일 그리고 직접 몸을

움직여서 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누워서 제대로 쉬어본적이 없다.

약간의 과장을 해서 정말 군대 같은 스케줄을 소화해 내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도 즐겁다. 모든 게 나의 회복을 위한 것이라는 걸 나는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향집에 4시 30분에 귀가를 하면 되는데 일요일에 내가 향집에서 해야 할 일들이 자꾸

생각나서 3시 30반 정도에 집을 나섰다. 내가 이제 내 집에서는 손님이 된 거 같은 오묘한 느낌이 들어다.

말로는 좀 표현하기 힘든 기분이었다. 그런데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현재의 내가 머무르고 있는 향집이 내 집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다.

그런 생각을 하니 전혀 슬프지도 않고 오히려 잘 된 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향집에 도착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저녁을 먹고 또 처음으로 공동체 회의의 사회를

맡았다. 생각보다 매끄러운 진행으로 인해서 회의가 잘 진행되어서 감사했다.

 

이 글을 비로소 함께 생활하고 있는 레아님, 들레님, 바야바님, 그리고 선임 3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제가 향집 가족이 될 수 있도록 항상 격려해 주시고 도움

주시는 향집 가족들 모두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팀장으로서 나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수행하면서 밝은 단주의 날들을 꿈꾸며 살아가겠습니다. 모두 함께 힘냅시다!

 


꿀밤별 18-08-16 09:26
 
뽀글이 팀장님! 너무 멋집니다.
집으로 행복한 외출을 다녀오신 것, 그리고 향집에서 팀장 역할을 가열차게 맡고 계신 것 등..
참 읽는 내내 뽀글이 팀장님의 하루하루가 생생하게 다시 한 번 느껴져서 마음 한 켠이 함께 벅차네요 ^^
모두 함께 힘냅시다 ~! 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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