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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05 10:26
2017년 사미고 경험담 발표(이루어진다)
 글쓴이 : 향나무집
조회 : 433  

2017년 사미고 경험담 발표

이루어진다

내 삶은 원만하지 않았습니다. 술을 마시고 20살 넘어서 자살시도를 여러 번 시도하였고, 그로 인해 왠지 모두 나를 알아주기를,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습니다.

나는 큰딸로서, 보호받지 못한 엄마와 동생들을 사랑하였고 책임감도 강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놀다보니 직장생활을 오래 하지 못했습니다.

경찰관이셨던 아빠가 술로 인해 쇠약해진 이후로,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고자 살아왔지만 나의 마음 속 에는 공허감이 커져갔습니다. 친구들과 동료들에게는 불필요한 말은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점점 몸과 마음이 지쳐갈수록 술을 마시고, 한탄만 하고, 술주정만 늘어갔습니다. 사람들과도 멀어지고 남의 말은 잘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친한 몇 명만 나의 상태를 알았고, 술에 대한 충고도 많이 들었지만, 조금 느껴지면서도 술의 문제만은 무시하고 지냈습니다.

아빠는 돌아가시고 아는 여동생까지 자살을 하고 난 후, 난 너무 삶이 많이 허무했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음주문제가 너무 심각해져서, 병원에 자주 입퇴원을 했고, 술과 정신적 문제들만 너무 심각해졌습니다. 더 이상, 사회적 음주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몇 년 전부터 심각하게 술에 미쳐 있었습니다.

그 사이 정신병원에서 퇴원을 했는데 퇴원한 날 바로 술을 마셨습니다. 그 날이 내가 사랑하던 막내 여동생의 결혼식이었습니다. 그 때 내 자신은 너무 초라했고 미칠 듯 한 감정으로 술을 마셨습니다.

솔직히 퇴원했을 때, 초라한 내 자신을 봤습니다. 동생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슬픔에, 결혼식에도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만약 결혼식에 가야한다면 ‘소주 한 병만 마시고 가자.’ 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술을 마시고 잠든 사이, 사랑하는 여동생 결혼식은 끝이 났습니다. 모든 친척들이 나를 볼 때, 사람처럼 보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그 때 일은, 내가 잊을 수도 없었고 나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오늘은, 정말 사랑하는 여동생이 보고 싶습니다.

작년에 광주 상담사 선생님께서 향나무집을 소개시켜 주셨습니다. 향나무집을 오면서 작년에는 병원과 가족들에게 버려진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것으로 무척 마음이 슬펐습니다. 큰 분노로 향나무집에서 생활을 했었습니다. 술 한 잔 먹는 꼴도 못 봐서, 내가 버려졌다는 느낌으로 꽉 찼습니다. 나는 술 마실 공간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나를 모두 싫어한다는 생각으로, 분노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향나무집에 있으면서 마음을 열어야 했는데, 작년에는 마음을 연다는 것이 너무 힘들고, 버려진 작은 나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회복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나의 마음을 열지 못했습니다. 생활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나를 수용하지 못하고, 작은 것도 말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힘든 이야기, 조그마한 이야기도 술의 힘을 얻어서 살아왔다는 것도 잊었습니다. 향나무집에 있으면서도 내 자신을 그 정도로 모르고 있었습니다.

향나무집에서 8개월 생활 후, 외박을 가서 재발을 하고, 끔찍한 작년 겨울을 보냈습니다. 혹독한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한 달 사이 병원을 3번 입원했습니다. 그 사이 나를 뒤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파노라마처럼 내가 잘못했던 부분들이 지나간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는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다시 향나무집, 나의 사례 선생님께서 직접 병원을 찾아오셨고, 같이 퇴원을 하고, 다시 재 입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나만 힘들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주위 분들은 나를 기다리고, 기도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향나무집에서 용기를 주셨고, 조금씩 나의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작년 12월 10일이 내가 재발한 날인데, 벌써 11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이 좋습니다. 역시 많이 힘듭니다. 그래도 지금이 좋습니다.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고, 하루하루가 시작인 것이구나 라는 현실이 싫지만, 지금이 좋습니다. 병원 생활은 많이 배우는 과정이기도 했지만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너무너무 힘들지만, 아주 작은 나를 발견하면서, 나를, 내 자신을 조금은 이해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나의 감정이, 작은 감정도 내 것이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지금의 내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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