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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06 17:42
2017년 한국중독시설협회 제2회 세미나, 회복수기 공모 수상
 글쓴이 : 향나무집
조회 : 550  

2017년 3월 3일, 한국중독시설협회 제 2회 세미나를 기념하며 회복자 분들의 회복수기 공모가 있었습니다.

카프여성거주시설 향나무집 에서는, 윤ㅇ선생님께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회복의 기쁨을 다시금 나눌 수 있었습니다 ^^

이하, 회복수기 당선작 윤ㅇ 선생님의 수기를 나눕니다.


저는 47세의 여성 알코올중독자입니다. 기독교인 집안의 교육으로 술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있었던 어머니의 교육과는 달리 할머니는 매일 막걸리를 반주로 드시는 애주가였고 장손집의 잔치가 있을 때 마다 음주 가무를 즐기는 분위기에서 처음 마셔 본 술은 중학교 2학년 때 할머니가 주신 막걸리였습니다. 어머니의 엄격한 가정교육에서 술에 대한 죄책감과 억압된 마음을 할머니가 주신 막걸리 한잔이 기분을 통쾌하게 해방시켜 주었습니다. 첫술에 대한 해방감을 느낀 이후, 부모님의 기대에 대한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겁고 힘이 들 때면 몰래 훔쳐 먹었습니다. 술이 나를 위로하는 좋은 비밀 친구가 되어 학창시절을 보냈고 그저 평범하게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았습니다.

  술로 인해 문제가 생긴 시점은 결혼 후 남편의 퇴직, 살던 집이 경매 처분으로 결혼한 지 12년 만에 시집살이를 시작하면서 부터였습니다. 36세에 셋째 딸을 출산한 이후 산후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으며, 고된 시집살이와 집안의 빈곤이 지속됨에 따라 불안감으로 매일 술을 마시고 잠을 잤고 낮에도 술을 먹기 시작할 때 즈음 제 자신의 술 문제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간 외래진료에서 6개월간 약물치료를 하는 중에도 술을 참지 못했습니다. 수면제와 항 우울제의 복용으로 잠을 잘 수는 있었지만 술을 먹었을 때의 안도감이나 해방감을 없었기 때문입니다. 술과 약물치료를 스스로 조절하고 병행해 가며 저의 몸과 마음은 물론이고 가족관계는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망가졌습니다. 알코올 전문병원인 카프성모병원에 입 퇴원을 반복하였을 때 저의 간수치는 2000ALT로 병원 내원환자 중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위급한 상태였습니다.

  제가 알코올중독을 병으로 받아들이고 치료 받기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이유는, 병원 치료로 육체적 증상이 호전되면 중독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병원치료 입·퇴원을 3번 반복하면서 알코올중독은 정신적·영적 회복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진정한 회복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몸이 회복 되어도 퇴원 후 재발의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렵고도 중요한 결단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2012년 5월, 카프치료공동체 향나무집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사회복귀시설 향나무집의 1년간 과정에서 사회적 관계가 어려운 알코올중독을 전반적으로 치유하는 회복과정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중독으로부터 회복은 결국 아름다운 한 사람으로, 가정의 소중한 가족으로, 이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회복하는 것임을 카프 치료 공동체 향나무집에서 익힐 수 있었습니다. 치료공동체의 회복과정은 누구의 딸,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보다 ‘한 인간으로서 나’, 어쩔 수 없는 병에 걸렸지만 ‘소중한 한 인간으로 회복’ 하도록 해 주는 과정이었습니다. 치유에 전념하며 보낸 치료공동체의 회복프로그램이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회복결과를 저와 제 가정에 가져다주었기 때문입니다.

  38세에 알코올 중독자라는 진단을 받은 제가, 현재 47세에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센터의 회복 상담가로 다시 살아가는 새 인생을 맛보고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를 회복으로 안내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은 타인보다 저를 먼저 회복의 길로 단단하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저는 회복 상담가로서, 건전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귀한 재원이 되었습니다.

  또한, 회복 상담사라는 직업으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하여 원광디지털 대학교 사회복지와 중독재활과에 입학해 늦깎이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비록 임대 주택이기는 하지만 10년 전 잃어버렸던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도 생겨서 우리 세 아이의 건강한 엄마로 여성 알코올 중독자인 아내를 끝까지 지켜봐준 남편과도 회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독시절의 아픔과 회복과정을 저와 같은 중독자들과 함께 희망찬 사회를 살아가는 꿈을 품습니다. 그 꿈을 이루는 첫발을 이미 내 딛었습니다. 저의 회복의 통로였던 치료공동체 가족들과 자기사랑을 실천하는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나무공동체의 가족들과 만나는 자기사랑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지지해 주었던 중독가족들(A.A.멤버들), 진심을 다해 상담해 주셨던 향나무집 상담선생님들이 저를 회복으로 이끌어 준 큰 힘이었습니다. 회복 상담가로서 그동안 제가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드리기 위해 중독자들과 함께 희노애락하며 사는 꿈을 꼭 이룰 것입니다.

  회복의 길이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술을 마셔서 중독자로 고통 받기보다는 술을 한번 꿀꺽 참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회복하면서 터득하였습니다. 그리고 술을 참는 노력보다 현실을 딛고 일어서는 노력이 쉬워 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술을 마실 때는 혼자였지만 회복할 때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기다려 주는 가족이 있고 회복의 동지들도 있고 이미 검증된 자료로 회복을 돕는 치료공동체가 있었습니다. 저에게 회복 상담가의 길도 중독 재활과의 공부할 기회의 정보제공을 해주신 치료 공동체 향나무집 이은숙 원장님 감사드립니다. 회복 상담가 인턴 과정을 지도해 주신 감나무집 이천근 원장님, 김익태 국장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알코올 중독자 동지여러분 감사합니다. 함께 회복하는 힘을 나누는 우리의 모임이 회복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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